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는 본래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데이터 분석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B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제공함으로 데이터 시각화, 보고서 작성, 대규모 데이터 분석, 그리고 클라우드 기반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이 기업은 특이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비트코인이 계속 오르는데,
비트코인을 사서 기업 가치를 키우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난 천재야.
비트코인 매입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CEO Michael Saylor는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갖고 전환 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합니다.
전환 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의미합니다.
1. 이자율이 0%인 전환 사채를 통해 비트코인을 모을 자금을 마련,
2.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모으기 시작하니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를 때 주식의 가치도 상승,
3. 주식의 가치가 오르니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전환 사채를 매입,
4. 기업은 이 과정에서 받아온 자금으로 다시 비트코인을 모으고,
5. 전환 사채가 주식으로 변환되면 기업 입장에서 부채는 소멸하게 되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자, 동시에 전환 사채도 가장 많이 발행한 기업이 됩니다.
2020년 8월 11일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시작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3년 10월 향후 3년 간 $420억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고, 현재 423,650 BTC를 보유, 전체 유통량의 약 2%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자본 시장과 암호화폐 경제를 연결하고, 비트코인을 활용하여 이를 가능하게 한다"
- Michael Saylor, CNBC 인터뷰 中
AQR Capital Management, Man Group 등 대형 투자사들도 여기에 가세, Calamos Advisors LLC의 CIO인 Eli Pars는 $1억 3천만 이상의 전환 사채를 보유하는 등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행보는 많은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보유 비트코인의 2.6배 가치? MSTR 프리미엄의 비밀
실제로 전환 사채 발행으로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려 기업 가치를 올리는 전략은 대출을 받아 보유량을 늘리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전환 사채는 주식으로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이해가 안됩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423억 6,500만
그리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시가총액은 약 $1,113억 9,000만
당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 약 2.6배의 시총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당연하지, 비트코인만 들고 있는 게 아니라 사업도 하잖아
타당한 추론입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당사 비즈니스보다 비트코인 전략에 더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24Q3 구독 매출은 $3200만, 그런데 전체 매출은 $1억 1,600만에 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024년 12월 1일, Michael Saylor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사회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도입 전략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자사주 매입이나 채권을 보유하는 것보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며 "기술의 물결"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놓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주주들은 반대의 입장을 보이며 부결되었지만,
비트코인은 물리적 자산보다 경제적, 기술적으로 우월하며 자본 보존에 효율적이고 대중적, 정치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고 표현하는 모습은 Michael Saylor가 상당한 비트코인 옹호론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프리미엄은 왜?
프리미엄의 이유가 '당사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라는 전제를 세워보면, 유추할 수 있는 다음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장 참여 제한.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규제나 내부 규정 때문에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 ETF를 직접 매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일반 주식이죠. 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전환 사채 투자자들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선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밸류를 따져보는 기관들이 단순히 제약 때문에 2배 이상의 프리미엄을 지불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을 되새겨보아야 합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전환 사채에 대한 자금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집합니다.
어쩌면 마이크로스트래지를 매입하는 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열렬한 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갖는다는 것은 비트코인 채굴기를 마련한다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설명 드리자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할 것을 약속합니다. 채굴기도 마찬가지입니다.
- 우선 10만원에 15만원인 1비트코인을 산 뒤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30만원으로 오르면 자산 가치는 30만원이 됩니다.
- 그런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주를 샀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5만원인 1비트코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산가치는 15만원이고, 우리는 이 주식을 15만원에 샀습니다. 시간이 지나 비트코인의 가격은 30만원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그동안 비트코인을 1개 더 샀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주의 가치는 30만원 짜리 비트코인 2개의 가격인 60만원이 됩니다.
이는 레버리지 ETF의 효과 이상의 금융 구조 상 효용을 가져다줍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어쩌면 BTC 레버리지 이상의 리스크가 있을 수도
당연히 모든 리스크에 무적인 전략은 금융 시장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올해 하루 평균 5.2%의 변동성을 기록, 이는 S&P 500의 0.6% 변동성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나는 비트코인 투자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할 생각인데?
시장 대비 변동성이 큰 상관이 없는 투자자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자는 구조적 리스크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전환 사채의 꾸준한 수요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 수요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전환 사채의 가치는 기업의 가치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채권은 본질적으로 빚이기 때문에, 이를 발행한 기업이 파산할 위험이 높아질수록 채권의 가치도 낮아지게 됩니다. 즉 비트코인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파산할 위험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파산 위험이 낮으니 채권의 가치도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낮아진다고 가정해보면, 자산 가치를 이에 의존하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파산할 위험은 이에 비례해 높아집니다.
단기적으로는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하락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합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책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현금 $10씩 벌어다 줄 수 있는 기업이 일주일 후에 폐업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그 기업의 가치는 $70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현금을 벌어다 주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비트코인이 금융권에 수용됨에 따라 금융권이 그 유동성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비트코인 자체가 수치화 된 가치를 벌어다 준다는 것에는 아직 의문점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리스크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요주의 대상이고, 상황이 안 좋아진다면 관리해야 할 1순위 대상이 됩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리스크와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를 함께 갖고 있을 뿐더러, 전환 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된다는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이 구조를 알게 된다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비트코인 2개 가치 이하의 주가를 기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어쩌면 마이크로스트래지를 매입하는 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열렬한 지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은 이에 기반합니다. 비트코인이 지속적인 하락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에 자산을 노출하면서도 시장 자체에 나름의 신념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비트코인에, 가격에 대해서도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투자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습니다.
이러한 신념이 없는 기관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해 공매도를 걸어놓고 있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프리미엄은 합리적일까요 고평가일까요?
이는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전부 들은 여러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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