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5일
모델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소프트웨어 섹터 주도 시장 하락세에 대한 해석
성륜수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한다는 우려
마이크로소프트(MSFT) 실적 발표 이후 소프트웨어 섹터는 (Salesforce, ServiceNow, Workday 등) 강한 매도세를 겪으며 개별 기업에 관계없이 주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iShares 확장 소프트웨어 섹터 ETF는 연초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잃었다고 한다. 문제는 소프트웨어 섹터에 집중되었던 하방 압력이 정보기술 섹터에도 전이되며 시장 전반의 강한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섹터가 강한 매도세를 겪는 이유로는 지난 주말사이 Claude 언어 모델의 개발사 Anthropic가 법률 자문에 특화된 제품을 발표하면서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으로 그동안 높은 마진을 누려왔던 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고객사들의 자체 개발로 인해 수요 감소 우려가 대두되었다는게 주된 해석이다.
자본 집약적인 구조로 변화한 소프트웨어 산업
필자는 이런 소프트웨어 업계의 필연적인 변화에 대해 작년초에 이미 다룬바가 있다:
그러나 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당장 소프트웨어 업계가 종말한다는 해석은 비약이다. AI를 활용해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이 요구하는 정도의 신뢰도나 안정성, 확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수십년간 의존하던 소프트웨어를 AI가 작성한 코드로 대체하는것의 리스크가 훨씬 크다. 대규모 B2B 거래가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은 앞으로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것이다.
다만 대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은 이제 처음부터 충분한 기능을 제공하고 안정성이 담보된 제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거래 네트워크가 없고 제품을 초기부터 개발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시장에 제품을 내놓기 전까지 필요한 개발비용과 출시 후 마케팅/영업 비용이 증가할 것이다.
여기서 방안의 코끼리 문제가 등장한다. 이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에셋 라이트'한 사업 구조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 실리콘 밸리 VC들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투자 근거는 초기 개발비는 높지만 일정수준 이상으로 고객사가 늘어나면 운영 레버리지가 대폭 개선되면서 높은 이익률을 누릴 수 있다는 논리였고, 그들의 가설은 적중했다. 소프트웨어의 개발 비용은 고정비에 가깝지만 (무형자산으로 전환) 한번 개발하면 동일한 제품을 수많은 고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고, 제조업과 달리 판매량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원가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이익(제품을 1단위 더 판매할 때 추가로 발생하는 이익)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장에 제품 공급이 늘어났고, 눈높이가 높아진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수반되는 마케팅 및 영업비용은 증가했다. 더 이상 한번 만들어서 열심히 팔면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제품의 기획 및 개발 단계부터 영업 및 유지보수에 걸쳐 지속적으로 비용이 소요되는, '자본 집약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SaaS 기업들이 누릴 수 있었던 기업가치 프리미엄은 팬데믹으로 인해 유동성 유포리아를 겪었던 2021년에 고점을 찍고 급하강했다.
산업의 종말이 아닌, 옥석 가리기의 시작
필자는 최근 Anthropic의 법률 자문 제품의 출시로 인해 소프트웨어 섹터가 강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뉴스는 이유를 붙이기 위해 만든 사후적 해석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이전에도 코드 작성 성능이 뛰어난 언어모델의 출시는 있었고, 직원들을 해고하면서도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생산성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주장을 한 기업 CEO들도 있었다. 법률 자문 제품 출시 소식을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는건 그만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마땅한 뉴스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되기에 오히려 섹터내 무차별적인 하락세를 기회로 삼을 기회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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