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9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공격적인 AI 설비투자 발표에 엇갈린 투자자 반응
성륜수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1월 28일 정규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에서 보다 공격적인 AI 데이터 센터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메타 (META)는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하는 25년 4분기 광고 매출과 가이던스를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 (MSFT)는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소폭 밑도는 클라우드 부문 실적을 전달했다. 거의 동시에 진행된 실적 발표 직후 메타의 주가는 6% 이상 상승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는 7% 가량 하락했다.
“One of the core issues that is weighing on investors is cap ex is growing faster than we expected, and maybe Azure is growing a little bit slower than we expected.”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Keith Weis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비투자(CAPEX)가 66% 증가한 것 대비 클라우드 사업부 Azure의 매출 성장률은 38%에 그친것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은 거대한 설비투자 대비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률이 부족한 것 아닌지를 염려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마이크로소프트 CFO인 Amy Hood는 이에 자체 제품인 Copilot을 담당하는 개발팀들을 위해 신규 AI 컴퓨팅 자원을 일부 할당했으며 이를 모두 Azure 부문에 전용했다면 클라우드 성장률이 더 높아졌을것이라 설명했다.
CFO의 설명을 들으면 설비투자액 증가율 대비 매출 성장률이 떨어지는 이유가 합당하게 들리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발언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 제품의 경쟁력이 타사 AI 제품대비 떨어진다는 의도치 못한 고백이 담겨있다.
원치않는 AI를 강요하는 "Microslop"
회사가 제공한 실적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는 Microsoft 365 상업용 세그먼트 성장률이 기존 365 상업용 고객들의 Copilot 도입으로 인한 사용자당 매출 확대와 사용자 수 6% 증가에 힘입어 총 17%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사용자 수 증가를 떼놓고 보면 기존 고객중에서 Copilot으로 전환한 기업들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것을 유추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용 SaaS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야말로 기존 소프트웨어에 AI 애드온을 붙여 업셀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작 기존 고객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제품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것이다. 최근 Microsoft를 비하하기 위해 "Microslop"으로 비꼬아 부르는 유행과 일치하는 지점이다.
미국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생성형 AI로 생성된 관심끌기용 저품질 콘텐츠를 통칭하기 위해 "AI slop"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는데, 작년 연말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Satya Nadella가 작성한 블로그 글에서 AI로 작성된 콘텐츠를 비하적인 단어인 "slop"으로 부르는건 미래를 위해 건설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을 밝히자 수년간 윈도우 운영체제를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군에서 Copilot의 사용을 유도하는 끊임없는 광고성 팝업에 지친 사용자들이 Nadella의 발언에 격분해 아예 사명에다 slop을 갖다 붙이며 대응한 것이다.
회사는 OpenAI의 GPT 모델들을 기초로 한 자사의 Copilot 제품을 거의 모든 기존 소프트웨어 제품에 통합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기에 앞서 AI 도입률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AI 통합 그 자체에 집중한 나머지 실제 사용자들의 생산성을 끌어 올릴만한 제품 개발에는 실패한 것이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광고 매출로 연결한 메타
마지막 오픈소스 생성형 AI 모델인 Llama 4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자 AI 리서치 팀을 신설하고 AI 데이터 센터 투자에 더블 다운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 일으시켰던 메타는 일일 사용자수가 소폭 증가했으며, 특히 사용자당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 상승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메타의 CFO Susan Li는 실적 발표에서 공격적인 AI 투자는 더 나은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과 광고 타게팅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사용자들이 메타의 플랫폼에서 보다 오래 머물며 광고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메타의 막대한 AI 투자는 사실 챗GPT의 등장 이전인 2021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애플이 그해 출시한 iOS 14.5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앱 추적 금지" 옵션을 제공하면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개인화된 추적 광고를 제공했던 메타와 스냅챗 (SNAP) 같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광고 성과가 떨어지면서 단가가 급락했고,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자 창업자인 Mark Zuckerberg는 이에 해답으로 GPU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는 2023년 초 "스냅챗,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 이유: 해답은 AI"라는 글에서 다음처럼 AI 기술력을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자의 실적 격차가 더욱 벌어질것이라 전망했다.
스냅챗은 늘어난 사용자수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사용자수는 더 많은 광고 기회를 뜻한다) 뒤떨어지는 AI 기술력 때문에 광고주들을 유치할 기회를 놓치고 있고, 앞으로의 디지털 광고 시장은 AI 선두주자와 후발주자들의 격차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주 알파벳 (GOOG)과 메타 (META)의 실적을 유의깊게 살펴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냅챗과는 달리 엄청난 B2B 소프트웨어 매출과 이익을 내는 거대기업이기에 무너질일은 없지만, 본질은 AI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문제해결에 있다는 것에 다시 집중해야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을것이다.
뉴스레터
오리지널 콘텐츠, 뉴스레터 그리고 특별 이벤트에 대한 소식을 먼저 받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