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2024년은 어웨어에 있어서 뜻깊은 한 해 였다. 재작년 중순부터 베타 서비스로 제공하던 PRO 멤버십 플랜을 정식으로 출시하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웨어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여 어느새 월 10,000명 이상이 찾는 서비스가 되었고, 800명이 넘는 멤버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와 기업 리서치에 집중했다. 더욱 편리하게 콘텐츠를 멤버들께 전달하기 위해 플랫폼도 두 번이나 교체하며 기술 인프라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자평한다. 이 모든일은 우리의 미션을 지지하는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델 포트폴리오의 총 수익률은 최초로 100%를 넘어섰으며, 2024년에 62.14%를 기록했다. 동기간 S&P 500 지수의 24.6%와 비교해 37.54% 아웃퍼폼한 것이다. 우리는 '좋은' 기업에 장기간 투자하는게 지수의 수익률을 이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마음이 편한 투자 방법이라고 믿는다. 거기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변동 범위내에서 투자하는게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는 핵심 비결이다.
보스턴 기반 Fidelity의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 Peter Lynch가 1977년부터 1990년까지 운용한 Magellan 펀드는 그가 운용한 기간에 연평균 수익률 29.2%를 달성했지만 펀드 가입자의 대부분은 손실을 보았다고 한다.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매수/매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는 전문적인 투자자로 알려져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지라 월가에서도 전통적인 방식의 헤지펀드는 점점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나만 선택 받은 소수일거라는 행운을 바라지 말자.
매니페스토
어웨어를 처음 창업할 때 나는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잘못된 금융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각종 금융 사고와 범죄는 계속되고 있으며 홍콩 ELS 사태,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부터 상장사의 주주 기망행위, 부동산 PF 과잉 투자로 인한 후유증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채로 남아있다. 그간의 실험을 통해 느낀바가 있다면, 뿌리깊게 자리잡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직접 그 산업의 참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은 곧 자원 배분이다. 1980년대 한국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엘리트 관료들이 주체가 되어 소수의 선택 받은 재벌 대기업에 자원을 몰아주어 근대화와 중후장대 제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한강의 기적을 가능케 한 관치금융 구조는 안타깝게도 2020년대에 들어서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신의성실 의무가 있는 상장사들은 주주 기망행위를 거리낌없이 자행하여 국가 전체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있고, 재벌 대기업들은 곳간에 현금을 쌓아두거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산업/기업 경쟁력을 상실시켰다. 금융사들은 달콤한 단기 수수료/이자수익에 빠져 부동산 PF에 과잉 투자하여 공실로 텅텅 빈 상가와 지식산업센터를 양성해내었다. 이렇게 잘못된 자원 배분은 우리 사회에 전혀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된 스타트업 생태계는 메리트가 아닌 이해관계를 통해 돌아가고 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의 주요 출자자는 대한민국 정부인데, 정부는 전문성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으면서도 해마다 유망 아이템을 선정해 버블을 만들어내고(예: 2022년 메타버스) 이에 필히 후행하는 붕괴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을 하지 않고 정부가 찍어주는 그해의 '유망 산업'에 뛰어든다. 창업자도, 제품을 쓰는 고객도, 투자자도 모두 행복하지 않은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나는 각자가 더 잘할 수 있는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회만이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금융은 궁극적으로 당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금융을 '혁신'하지 않고 '제대로' 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