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황.

현재 주식 시장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투자자들은 8월 5일 확산됐던 공포감 직후에 시장의 반등으로 잠시 안심했지만, 시장이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불안감이 기저에 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인하된다고 하는데, 내 주식은 왜 이런 모습일까요?

이번에도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요?


파월은 금리 인하한다고 했다. 분명.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이제 슬슬 금리 내려 볼까…’

“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잭슨 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과 대출 이자가 낮아집니다. 그렇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축하면 손해, 돈 빌리면 이득인 상황이 됩니다. 돈도 빌렸는데 저축하면 손해니까, 이 돈은 소비와 투자로 향합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주가는 오르고 모든 투자자들이 행복한 시기가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금융 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어온 금리는 9월 인하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졌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중국 인민은행(PBOC), 스위스 국립은행, 스웨덴 리크스방크, 캐나다 중앙은행, 멕시코 중앙은행 등 세계 주요 중앙 은행들은 금리를 인하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전세계 투자자들은 파월의 말 한마디에 온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지 않았는지, 노동시장이 강하니 높은 금리 수준을 버틸 수 있지 않을지, 경착륙과 연착륙 시나리오, 기억 나시나요?

파월은 드디어 무언가를 할 움직임을 보입니다. 그토록 기다려온 좋은 소식인데, 주식 시장의 반응은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거짓말처럼, 투자자들은 이를 잊은 것일까요?

주가가 내려가는 이유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주가 하락 이유 #1. 경제, 괜찮은거 맞아?

앞서 언급한 과정 때문에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는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금리 인하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생각인 듯 합니다.

미국 제조업 PMI – 신규 주문과 생산 활동, MacroMicro

미국 제조업 활동은 5개월 연속 위축되었습니다. 건설 부문도 부진했고, 고용 시장 보고서는 고용이 크게 둔화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연준이 그동안 경제에 지나치게 긴축적이었고, 이로 인해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논리대로면 금요일 고용데이터 발표까지 불안감은 유지될 수 있겠습니다. 고용 데이터가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증명하길 바라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연준이 긴축 싸이클에서 처음으로 ‘완화’ 싸이클로 돌아섰을 때에도 S&P 500은 단 한번을 제외하고 계속 하락 했으며, 평균적으로 -23.5% 가량 추가적인 하락이 있었다는 것이다.

-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어떻게 될까?

주가 하락 이유 #2. 기술주 주도 상승, 기술주 주도 하락

기술주는 올해 주식 시장 상승의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AI 열풍 덕입니다. 세상에 소개된 AI의 모습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으며, 이는 곧 기술의 대격변을 꿈꾸는 투자금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기술주는 시장 대비 더 크게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S&P500 시장과 기술 섹터 주가 비교.

S&P500 시장과 기술 섹터 주가 비교, TradingView

9월 3일, S&P500지수가 -2.12% 하락하는 동안 S&P500에 소속된 기술 섹터는 -4.43% 하락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S&P500은 8월 1일 -1.37%, 2일 -1.84%, 5일 -3%

기술 섹터는 8월 1일 -3.36%, 2일 -1.99%, 5일 -3.78%

시장이 크게 하락할 때마다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동안은 AI 열풍으로 시장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 AI 관련 수익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우려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괜찮아, AI 주식은 아직 매력적이야

이에 대해 8월 26일 CNBC의 인터뷰를 인용해볼 수 있겠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입니다.

Keypoint 1. 금리 인하는 환영할 만한 소식, 인하 속도가 중요해

Q.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은 어떻게 분류하시겠습니까?

캘리 콕스) 저는 아직까지는 이번 사이클이 축하할 만한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소식입니다. 고용 시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위기 모드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연준이 스스로의 조건에 따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직 상황을 좋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델라노 사포루) 저도 여전히 축하할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금리 인하가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지인데, 이는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가 받는 데이터는 고용 시장이 느슨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경제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축하할 만한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itholtz Wealth의 최고 시장 전략가 캘리 콕스는 고용 시장의 둔화에 대해 수긍하면서, 동시에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며 대응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설명합니다. 경기 침체에 쫒기며 인하한 것이 아니라 여유 있는 금리 인하이기 때문에 이는 충분히 투자자들이 축하할만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New Street Advisors Group의 CEO 델라노 사포루 또한 축하할만한 상황이라며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를 비치는 모습입니다. 고용 시장이 느슨해진다는 것은 고용이 줄어들거나 실업률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완화가 필요하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Keypoint 2. AI는 관심이 식은 것, 그러나 여전히 매력적

Q. MAG 7(매그니피센트 세븐)이 시장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섹터가 뜨고 있고, 어디에 돈을 투자하고 싶으십니까?

캘리 콕스) 먼저 명확히 하고 싶은 것은 – AI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입니다. 기대치 역시 여전히 매우 높습니다. 금리가 내려가고, 연준이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이번 인하는 축하할 만한 상황처럼 보입니다. 경제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기술주 외의 섹터에서도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금리가 여전히 높지만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기술주 외의 다른 섹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소형주, 금리 민감 섹터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기술주 외의 거의 모든 섹터가 매력적입니다. 이는 좋은 소식입니다. 이는 강세장이 깨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강세장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혜택을 주지 않았다고 느꼈던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좋은 소식입니다.

이어서 캘리 콕스는 지금은 실적보다 코멘터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고, 모든 섹터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기술주로부터 금리 인하 수혜를 받는 다른 기업들로 관심이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기존 기술주의 상승 주도로 강세장에서 이득을 보지 못한 이들이 이득을 볼 차례임을 말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는 관심의 전환이지, AI시장이 식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캘리 콕스는 본인은 엔비디아가 놀라운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지켜보는 사람 중 하나라며, AI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