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파이낸셜타임스(이하 FT)가 테슬라의 회계를 지적하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주식을 보유해달라고 부탁하는 일론 머스크, Yahoo Finance
"There are times when there are rocky moments, a little bit of stormy weather, but I'm here to tell you that the future is bright and exciting. What I'm saying is—hang on to your stock."
"종종 어려운 순간들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때도 있지만, 나는 우리에게 밝고 신나는 미래가 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여기 섰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테슬라 주식을 계속 보유해달라는 것이다."
해당 기사가 올라오고 나서 하루가 지난 20일, 머스크는 일정에 없던 직원 전체 회의를 열고 직원들을 향해 "주식을 계속 보유해달라" 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FT의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중입니다.
슈마컴 부정회계 의혹 당시 해당 의혹을 제기한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발행 이후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연차 회계 보고서 제출을 연기하겠다 발표하고 나서야 주가가 급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의혹 만으로는 주가가 쉽게 하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의혹은 근거가 뒷받침되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굴러가기 시작하며, 그 파급력은 절대 작지 않기에 투자자라면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진짜 별일 아닐까요?
FT의 지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테슬라 회계부정 의혹, 현금 조달도 의심스러워
#1. 설비 투자 어디로?
FT의 보도에 의하면 "테슬라는 2024년 하반기 설비투자로 $63억을 지출했으나 대차대조표상 자산 가치는 $49억 달러 증가했다"며, 나머지 $14억의 자금의 행방에 대한 지적을 하는 모습입니다.

테슬라가 지출한 설비투자가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증가로 반영되어야 하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자본 지출 수치는 총 PP&E 증가와 밀접하게 일치해야 하지만, 자산 매각이나 손상, 외환 효과 등 몇 가지 요인들이 차이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우선 자산을 매각했는데 그 거래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면 자산 증가액이 줄어 이러한 차이를 만들 수 있으며, 새로 산 자산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가치가 떨어져 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고, 다른 국가와 계약을 우선 체결한 후 환율의 변화로 인해 실제 결제를 하게 될 때와 숫자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T는 테슬라가 이러한 요인들에서 정당한 차이를 보일 만큼의 중요한 변화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2. 현금 충분히 있는데 왜 다시 조달?
이어서 FT는 테슬라에 대해: $370억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2023년 $26억, 2024년 $39억의 신규 자금 조달을 단행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금 흐름이 안 좋아서 조달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테슬라는 작년에 $150억의 영업 현금 흐름을 기록했다고 주장함에도 불구, 주식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We’re working on the right process to do a buyback – it could be in the range of $5 billion to $10 billion"
"우리는 자사주 매입을 위한 올바른 절차를 마련 중이며, 그 규모는 $50억에서 $100억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
- 22Q3 어닝콜 中
실제로 2022년,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일부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이라고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X(구 트위터)에서는 한 주주에게 "This is up to the Tesla board", 테슬라 이사회에 그 결정이 있다며 책임을 넘기는 모습입니다.
즉 테슬라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딱히 쓸 곳도 없는데 자금을 조달하려는 모습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부풀려진 것은 의혹이었다? 오보에 대한 사과
시간이 지나 25일 FT는 "내 잘못이다"(Mea Culpa)라는 말로 시작하는 새로운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해당 6개월 동안 테슬라는 이 부채 중 $ 6.89억을 상환하여, 겉으로 보이는 차이를 $7.33억으로 줄여",
"자산 매각으로 인해 그 차이가 추가로 $2.7억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남는 차이는 $4.63억 정도"
해당 기사에서 말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용으로 구매한 자산에 대한 부채 상환:
테슬라는 자산을 신용으로 구매할 때 그 내역이 부채 항목에 반영됩니다. 해당 기간 동안 테슬라는 이 부채 중 $6.89억을 상환했는데, 이로 인해 실제로는 자산 증가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 감가상각 및 자산 매각 처리:
자본 투자액은 순액으로 보고되는데, 이는 감가상각이나 자산 매각과 같은 조정 항목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경우, $2.7억 상당의 감가상각된 자산이 매각된 것으로 나타나, 이 또한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증가액을 낮추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 두 가지 조정을 합치면, 처음 FT가 지적했던 $14억의 차이가 $4.63억 정도로 줄어들며, 나머지 차액은 외환 변동, 소규모 자산 상각 손실, 또는 미완전히 감가상각된 자산의 매각 등으로 메워질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현금이 풍부한 기업이 왜 최근 2년 동안 새로운 부채를 발행했는지, 그리고 자동차 판매가 계속 급감한다면 현금 보유액의 향후 추세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처음 지적했던 현금 조달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은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업에게 현금이 충분히 있는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딱히 이례적인 일은 아닙니다. 테슬라가 아니어도 이미 여러 기업들은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에 따라 부채를 활용하여 자본 조달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현금 보유량을 유지한 채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등 자본 구조를 신경 쓰기 위함이거나, 현재 금리 환경을 매력적이라 판단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함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FT가 지적하는 부분은 우려스러운 리스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어디까지를 전략적 선택으로 허용할 것인가?'가 되겠습니다.
전략이냐 거품이냐: 좁혀질 수 없는 입장 차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는 항상 사람들의 화젯거리가 되어 왔습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테슬라를 지적하는 사람들에게는 꼼수, 테슬라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략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위 영상은 테슬라의 판매량 급증이 의심스럽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 마감이 임박하자 1월 13일 단 72시간 동안 캐나다 내 4개 테슬라 매장에서 총 8,600대의 차량이 판매되어 약 $4,300만 상당의 보조금 청구가 발생했다"며, 누군가가 시스템을 조작하거나 내부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해당 내용이 실제로 조작이든 아니든 테슬라는 분기 말마다 일반적인 판매 외의 추가적인 판촉 활동이나 특별 프로모션을 활용해오곤 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를 맞추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유기적인 수요가 부족하다는 적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 수익성을 제로 배출 차량(ZEV) 크레딧 판매로 인위적으로 부양하기도 하고,
- 보증 비용을 이연하고 감가상각 비용을 과소 보고함으로써 총이익률을 부풀리기도 하며,
- 완전자율주행과 관련해 일부 수익을 계속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시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디까지를 전략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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