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트레이딩에 관련된 내용으로, 언급되는 효율성은 기술적분석 내에서의 효율성을 의미합니다*
매번 긴 상승장에서는, 그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알려지기 시작한 재야의 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광고성 문자부터 여러 온라인 매체, 심지어는 누군가 특별히 알려주는 스승님까지, 그 유형이나 모습은 가지각색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이러한 "고수"들은, 사실 금융시장에 많은 관심이 모이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시장에서 다른 형태로 존재해왔을 뿐 입니다.
감이 오시나요? 사이비 종교입니다. 지금은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인상이 선하다는 명목으로 말을 걸면 누구나 그 것이 사이비 종교임을 알 수 있고, "요즘 누가 이런거에 걸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믿음이 잘 흔들리는 분들이 많았나 봅니다.
사실 요즘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급등주 탐색기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은 다운로드 수 10만에 900개가 넘는 리뷰를 가졌으며, 노년층을 상대로 한 금융사기는 매번 생겨나는 문제점이고, 이름 모를 전문가가 알려준 찌라시에 빚을 내어 투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1937년 백백교, 약 80년이 지난 지금은 아무도 안믿으시죠? 이러한 금융 시장 관련 사이비들도 지금으로부터 80년이 지나면 "당연히" 아무도 믿지 않게 될 것입니다. 2100년, 요즘 누가 그런 급등주 탐색기에 걸리나요?
이번에 중점적으로 다루어 볼 고수는 기술적분석 고수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주로 주장하는 것은 무엇이고, 이는 어떠한 부분에서 틀렸을까요?
Price Action
유튜브, 카카오톡, 네이버 카페 등 여러 곳에서 보이는 고수(자칭)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Price Action입니다. Price Action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기술분석은, 시장이 비효율적이며 주가는 예측이 가능하다 주장하고, 심리적인 요인을 가져와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심리가 반영 된 시세는 특정한 패턴을 자주 보인다하여 해당 패턴을 이론으로 정립한 것이 바로 Price Action입니다.
흔히 말하는 삼각수렴, 쐐기형, 깃발형, Head and Shoulder, Fibonacci, Elliott wave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삼각수렴 예시: 시세의 변동폭이 완전히 줄어들며 한 쪽 방향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특징
깃발형 예시: 평행한 두 선분 안에서 움직이다가 원래 진행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특징
쐐기형 예시: 삼각수렴의 일종
Head and Shoulder 예시: 모양이 머리와 어깨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
이러한 Price Action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한가지 존재합니다. 앞으로의 실제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말이 바뀌는 것인데요, 여러가지 패턴을 적용해 설명할수록 합리화의 함정에 빠지게 될 우려가 높습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임의로 하나의 종목을 가져왔습니다.
해당 종목은 검정색 선을 따라 하락세를 보이던 중, 화살표의 방향대로 갈 줄 알았으나 위쪽의 검정색 선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래 하락국면이던 상황을 벗어났기에, 새로운 상향 보조선을 그어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 상승하겠지? 라는 예측과 함께 희망을 품고 매수하게 됩니다.
Price Action에서 말하는 쐐기형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상승하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림과 같이 더 하락하게된다면, 이제 새로운 보조선을 그어봅니다.Price Action에서 말하는 삼각수렴을 만드는 중이니까 이제 오를거라고 합리화하게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여기에서, 상승하지 않게 된다면요?
자신이 기존에 그렸던 보조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정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진짜 오를까요?
만약 이마저도 오르지 않고 내려갔다면, 아마 위 방법대로 투자한 투자자는 시장이 미쳤다고 말하며 팔아버리게 될 것입니다.
더이상 합리화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을 때, 투자자의 손실은 이미 -12.37%가 됩니다. 정말 효율적인 방법이 맞나요?
그의 예측은 언제든지 틀릴 수 있습니다.
Profit and Loss Ratio
아 물론, 진짜 잘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듣자하니 경력이 오래된 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예측이, 저한테 도움이 되나요?
절대 아닙니다. 바로 손익비의 차이 때문입니다.
위는 임의의 전략을 비중만을 바꿔서 백테스팅한 결과입니다. 첫번째 자료는 전체 운용금의 1%만을 운용한 결과이고, 두번째는 100%를 운용한 결과입니다.
계좌 추이의 방향성부터가 달라집니다. 손실에도 복리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100만원으로 50% 수익이 난 이후 재투자하여 50% 손실이 난다면
100*1.5 = 150
150*0.5 = 75
반대로 50% 손실이 난 이후 재투자하여 50% 수익이 난다면
100*0.5 = 50
50*1.5 = 75
두가지 경우 전부 손실이네요?
그가 운용하는 금액, 진입 비중과
저의 운용금액, 진입 비중이 상이하기에, 승률은 같아도 손익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진짜 만약, 잠깐 승승장구하던 때에 이 사람이 좀 잘 맞춘다해서 같이 진입하는 비중이라도 올려버렸다면, 그 직후 계좌잔고 하락세는 가중되어서 돌아왔겠죠.
참고하는 사람이 승률이 좋은 사람이어도 문제는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본인의 계좌는 자기자신이 지킬 수 밖에 없습니다. 예측은 마음대로 하되, 틀릴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측도 시세의 예측을 하기보다, 언제 사고 팔 것인지를 생각해보며 기대할 수 있는 손익을 서로 대조해보는 것이 옳습니다.
*임의의 예시입니다*
시세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녹색 선 위로 시세가 올라간 적도, 흑색 선 아래로 내려간 적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익비만을 생각해보았을 땐, 흑색 선 부근에서 진입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내려가도 손절해버리면 그만이고, 예상 수익은 적어도 녹색 선과 흑색 선의 평균인 적색 선까지로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적,흑색 선분을 그은 시점인 청색 세로선 이후로, 예시 상으로는 총 4번의 진입 기회가 생겼습니다.
만약 실제로 거래를 하게되었다면 두번째와 네번째 진입은 흑색선을 이탈하여 손절하게 되었을 것이며,
첫번째와 세번째 진입은 적색선에서 수익을 실현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승률은 50%밖에 되지 않으나, 손익비의 차로 손실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말씀드리고자하는 틀릴 준비입니다. 어떠한 분석방법으로도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에, 손익비를 고려하는 것이 옳다는 개념입니다.
사실 가치평가에서 좋은 종목을 골라내는 것도 손익비 관리의 파생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라젠이랑 삼성전자 둘 중 하나만 살 수 있다면, 누구나 삼성전자를 사겠다고 합니다.
현재 주가와 적정 내재가치(혹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의 괴리가 어느정도인지에 따라 투자결정을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방법과 무관하게, 나름대로의 마지노선을 마련해보는 고민은 어떨까요? 저희 모두의 계좌는 소중하니까요.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