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inks nuclear deal for next-generation reactors
Big tech is giving the nuclear energy industry a boost.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Google, AWS, Microsoft 등은 작년부터 미국에서 가동을 중단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해 전력을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Google은 업계 최초로 소형모듈원전(SMR) 회사인 Kairos Power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Kairos가 2035년까지 짓는 여러대의 SMR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며, Kairos는 2030년까지 SMR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Nuscale Power Corp stock chart.
Nuscale Power Corp (SMR) 주가 | Google Finance

대표적인 SMR 스타트업인 Nuscale Power (티커: SMR)는 새로운 발전 기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등에 업고 지난 1년간 주가가 10배 이상 뛰었다.

SMR은 왜 갑자기 차세대 발전원으로 떠오르고 있는것일까?

발전 기본 지식

전력망은 고품질의 전기가 안정적으로 각 가정과 사무실, 공장 등에 공급되는걸 목표로 한다. AC (Alternating Current) 전력망 특성상 전기는 그때그때 수요에 맞게 공급되어야 하며, 공급이 부족하거나 넘칠 경우에는 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

기저 부하

영어로 "base load"라 불리는 기저 부하는 말 그대로 전력망이 필요로 하는 최소 수준의 전력 수요를 말한다.

전력 부하 수준.
전력 부하 수준

위 그래프를 보면 하루가 지남에 따라 base load (기저 부하), intermediate load (중 부하), peak load (최고 부하) 크게 세 단계로 전력 수요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동성은 인간의 활동이 주로 낮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긴다.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수개월간 계속해서 가동을 해야하는 발전원은 기저 부하를 담당하는데 적합하며, 중 부하는 태양광 발전소 같이 시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발전원, 최고 부하는 ESS (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시스템) 혹은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는 화력 발전소가 적합하다.

저렴하지 않은 원자력 발전

원자력 발전은 연료값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저렴하다는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선진국일수록 안전 규제, 인허가 지연등으로 인해 원자려 발전소를 건축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컨데, 미국에서 지어지는 원자력 발전소는 항공기가 충돌하더라도 안전할 것을 전제로 지어진다.

균등화 된 발전 원가, Lazard 2024.
균등화 된 발전 원가 | Lazard

미국 부티크 투자은행인 Lazard에서 매년 발표하는 균등화 된 발전 원가(Levelized Cost of Energy) 모형이다. 균등화 된 발전 원가는 투자비용, 운영비용, 연료비 등을 포함한 총 비용을 평균적으로 산출한 값으로, 해당 발전원의 실제에 근접한 메가 와트시(MWh) 당 발전 비용을 추산할 수 있다.

위 모형을 보면 Solar PV–Utility (대형 태양광 발전소)는 물론 Solar PV + Storage–Utility (대형 태양광 발전소 + 저장소)의 MWh 당 발전 단가가 원자력 발전소보다 낮다는걸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재생 에너지는 비싸다는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2024년 미국 기준으로 발전 단가는 육지 풍력발전이 가장 저렴했고, 그 뒤를 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뒤따랐다.

사회적 투자 수익률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가속화됨에 따라, 저탄소 기술 및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필수적인 경제적 선택이 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지 않을 경우, 21세기 말까지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최대 4.4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글로벌 GDP의 5~2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GDP 84.58조 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연간 4.23조 달러에서 16.91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높은 사회적 투자 수익률(SROI)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필요한 투자 규모는 약 53조 달러에 달하지만, 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비용을 고려하면 연간 8~32%의 ROI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World Bank)의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50년까지 약 4백만 km²의 거주 가능 토지가 침수되어, 현재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세계 인구의 5%가 이주를 강요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국제노동기구(ILO)는 2030년까지 지구 온난화가 노동 생산성을 2.2% 감소시켜, 경제적 손실 규모가 2.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재생 가능 에너지,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의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는 향후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초기 자본 비용이 높은 점은 저탄소 기술 도입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 수익률은 매우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Stern Review: The Economics of Climate Change’ 보고서에서는 저탄소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글로벌 GDP의 1%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기후 변화로 인한 잠재적 손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onomics of Zero Carbon Society. Investment Returns.
Economics of Zero Carbon Society | 성륜수

2021년 기준으로 분석한 필자의 투자 수익률 예상 모형에 따르면, 100조 달러 규모의 저탄소 기술 투자 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118%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으며,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935%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장기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현재의 탄소 배출이 지속될 경우, 누적 효과로 인해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경제적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이며, 조기에 저탄소 기술에 투자할수록 이러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더불어, 저탄소 기술 투자는 에너지 비용 절감, 의료 비용 절감, 기후 재난 복구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부가 가치를 창출하며,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 대비 효율적인 투자 전략이 될 것이다.

아래 소논문을 통해 더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SMR의 경제성

이론적 장점

아직 제대로 가동되는 SMR 발전소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성을 평가하는것은 쉽지 않다.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해서 거론되는 SMR의 장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낮은 초기 비용: 기존 원전은 건설비가 수십조 원에 달하지만, SMR은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모듈 방식으로 필요에 따라 추가 건설이 가능해 자본 부담이 줄어든다.

  • 강화된 안전성: 자연냉각 등 패시브 안전 시스템을 적용해 별도의 외부 전력 없이도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 저압·소형 설계로 폭발 등의 사고 위험이 기존 원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 유연한 확장성: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단계적으로 증설할 수 있어 초기부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기존 원전보다 부담이 적다. 산업 단지, 오지, 섬 지역 등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 빠른 건설 속도: 공장에서 사전 제작 후 현장 조립이 가능해 건설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 대형 원전이 완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반면, SMR은 수년 내 가동이 가능하다.

중요한 전제조건

그러나 미국 에너지부는 SMR의 경제성은 소형 원자로에 들어가는 모듈과 부품들의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달성된다고 한다:

The case for SMR economic competitiveness is rooted in the concept that mass manufacture of modular parts and components will reduce the cost per kilowatt of electricity on par with current generating sources.

비용 문제

SMR 건설 비용 예상치.
SMR 건설 비용 예상치 | IEEFA

미국 IEEFA (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SMR의 건설 비용은 처음 제시된 수준에서 해가 지날수록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미 SMR 건설을 완료하고 운영중인 중국, 러시아의 경우 기존 예상치에 대비해서 3배~4배에 달하는 건설 비용을 지출했으며, 짓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CAREM 5 SMR의 경우 초기 추정치의 7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SMR 발전 원가, 재생 에너지와 비교.
SMR 발전 원가, 재생 에너지와 비교 | IEEFA

또한 IEEFA는 SMR의 발전 단가가 바이든 대통령의 주도로 입법된 IRA (Inflation Reduction Act) 보조금을 포함하더라도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소에 비해 훨씬 높은것으로 추정하는데, 2025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IRA는 폐기되는게 기정 사실인 상황이다.

AI’s $100 Billion Stargate Venture Touted by Trump Will Tap Solar Power
A $100 billion venture that President Donald Trump heralds as accelerating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US is expected to depend in part on power sources favored by his climate-focused predecessor — solar and batteries.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짓는 미국의 'Stargate' 프로젝트 또한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기반 에너지 저장소를 주된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프로젝트 파트너들이 민간 기업인데 태양광 발전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당장 SMR을 포함한 원자력 발전을 포용하는 이유는 당장 AI 데이터 센터에 공급할 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장기적으로 SMR의 경제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