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부터 미국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말이 있는데, 바로 '파월 풋'이라는 용어이다.
풋 옵션은 (Put Option)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주식을 미리 합의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뜻 하는데, 시장이 하락하기만 하면 Jerome Powell 연준의장이 나서서 금리인하 및 QE (양적완화)를 단행해 주가를 올려주는 현상을 풍자한 용어이다.
최근 나스닥, 다우존스산업지수, S&P500 할 것 없이 하락세가 연일 지속되면서 슬슬 이 '파월 풋'에 대한 기대감 혹은 절박함(?)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모양인데, 주식시장의 향방은 연방준비은행 입장에서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싶다.
그렇다면 연방준비은행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일까?
바로 시중 유동성, 달리 말하면 은행에 현금이 충분히 있는지다.
은행에 현금이 충분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수신 (은행에 고객이 현금을 예치)금리를 보면 되는데, 필자가 이용하는 Bank of America 체킹 어카운트 (입출금 계좌)는 현재 0%의 금리를 자랑중이다. 만약 은행에 현금이 부족하다면 수신 금리를 올려 더 많은 예금을 유도 했을것인데, 예금 금리가 0%인 상황은 은행이 아직까지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미국 은행들은 너무 많은 예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하는데, 그건 나중에 다뤄볼 이슈이다.
조금 더 기술적으로 들어가자면 Reverse Repo (Repurchase Agreements) 시장을 보면 된다. 한국어로 역레포 시장이라 부르는 Reverse Repo 시장은 간단히 말해 Bank of America, Chase 같은 상업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초과지급준비금 (excess reserves)을 밤새동안 연준에게 돈을 빌려주는 시장이다.
초과 지급준비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간략하게는 은행이 필요로 하지 않지만 마음대로 쓸 수 없는돈이라 생각하면 되고, 기술적으로는 은행이 필수적으로 쌓아야 하는 지급준비금 (미국의 경우 예금의 10%) 이상의 준비금을 뜻한다.
그런데 이 차트를 보자 (하얀색 선).
초과 지급준비금이 2.3조 달러 (약 3300조원)에 달한다!
미국 은행들이 쌓아뒀지만 쓸일이 없는돈이 갈데가 없어 Reverse Repo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이고, 심지어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 현상에는 초단기 미국국채의 공급이 줄어든 영향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따라서 은행 시스템 (Banking System)에 신용경색이 될만한 여지는 전혀 없다고 볼 수 있고, 이는 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여지가 남아있음을 뜻한다.
로이터통신의 5월자 기사에서 인터뷰한 Lou Crandall (머니마켓리서치펌 Wrightson의 Chief Economist)에 따르면 작년 겨울 연준 매파들은 "부풀어 오른 RRP (Reverse Repo) 잔액을 연준이 양적긴축을 해야하는 이유로 지목했다"며 여름동안 2조 달러 이상으로 RRP 잔액이 불어난다면 예정보다 이른 양적긴축에 대한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는데, 여름이 지난 지금 RRP 잔액은 2조 달러를 훌쩍 넘어버린 상황이다.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