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의 "저는 사무실에 앉아서 하루 종일 읽기만 해요"라는 발언을 인용해서 지적 성장과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무조건 많이 읽어야 된다고 강요하듯이 주장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그리고 그들은 이상하게도 재테크 서적을 집필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사실, 주장인지 가스라이팅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물론 AI가 학습을 위해 고퀄리티 데이터셋을 이용하듯이 인간이 학습하기 위해서는 책과 같은 정보를 담은 매체가 필수적이다. 독서를 하는것에 대해서 반대하는게 아니다. 다만 똑똑한 판단을 하고 부자가 되려면 책을 미친듯이 읽어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특히 워렌 버핏 사돈의 팔촌쯤 되는것도 아니면서 그의 이름을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 팔아먹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의문이 있을뿐이다.

워렌 버핏이 자타공인 독서를 많이 하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신이 '버크셔 해서웨이2'의 회장쯤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버핏이 그의 제국을 현재 어떻게 경영하는지 보단 어떻게 제국으로 성장시켰는지에 대해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것이다.

2005년, 한 박사과정 학생이 ‘전략적 인적 네트워크(SPNs)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원인과 성격에 대한 탐구’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제목의 논문에서 워렌 버핏의 인적 네트워크를 일일이 정리한 적이 있다.

논문 부록을 열어보면 친구, 이웃, 투자자, 이사회 멤버, CEO, 골프와 브리지 파트너, 정치인 등 버핏이 교류했던 사람들의 기록이 끝도 없이 나온다. 마치 이 사람이 한 일이라고는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브리지 치고, 백악관에 놀러 간 것밖에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 사례만 뽑아봐도, 탐독가 버핏은 책 속에서만 머무른 인물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에도, 현실 세계로 뛰어드는 데에도 굉장한 에너지를 쏟았다.

"버핏이 구축한 방대한 네트워크는 그 여정에서 엄청난 자산이었다. 버핏은 독창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이지만, TV 방송국 인수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톰 머피와 대화를 나누고, 공통 투자를 놓고 로렌스 티시와 의견을 교환하고, 보험에 관해 잭 번과 이야기를 나눈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버핏에게 친구 네트워크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습니다.’ 중개인 헤이즈는 이렇게 말한다." — Of Permanent Value: The Story of Warren Buffett

이 글은 'Enter the Labyrinth'의 Frederik Gieschen이 작성한 아티클을 토대로 작성하였으니, 그가 상세히 기술한 버핏의 네트워킹 관련 여러 구체적인 사례들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The Reading Obsession
“I just sit in my office and read all day.” - Warren Buff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