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기반 영화 "빅쇼트"에 나오는 배경은 2008년 경제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입니다.
영화 빅쇼트에서 주인공은 신용으로 위태롭게 쌓아 올려진 이 사태가 위험하다 판단하고 공매도로 큰 수익을 내었습니다.
이 영화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사람은 마이클 버리입니다.
사이언 캐피탈 헤지 펀드의 설립자이기도 한 마이클 버리는 최근 시장에 대해 경고를 하는 중입니다.
마이클 버리가 우려하는 것은 갚아야 하는 순간
마이클 버리는 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핵심은 한가지입니다.
"Net consumer credit balances are rising at record rates"
"순소비자신용잔고가 최고 기록을 갱신 중이다"
소비자신용잔고가 증가한다는 것은 신용(대출)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다음 달에 돈을 갚아야 하는 것처럼,
마이클 버리는 사람들이 신용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이를 갚아야 하는 순간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자료는 2000년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소비자 회전 신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부와 주택담보대출 등이 비회전신용, 신용카드와 당좌대월수표 등이 회전신용입니다.
강아지 이름으로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던 시절과 현재,
사람들이 사용한 회전신용의 액수가 서로 비슷한 상황입니다.
마이클 버리는 이 상황은 코로나 사태 이후 중앙은행에서 뿌려진 돈(Helicopter cash)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돈을 써도 남을 정도로 돈이 넘쳐 나는 시절 새겨진 소비 습관은 중독성이 강했고, 현재의 회전신용이 만들어졌습니다.
갚으면 되잖아요, 까짓거
신용카드를 쓰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신용미결제금액)이 증가한들, 갚으면 됩니다.
어차피 미래에 벌어 들일 돈인데, 모든 부채는 다 갚으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헤지 펀드의 설립자 씩이나 되는 사람이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했다"는 잔소리 수준의 근거 만으로 겨울을 걱정하는 것은 아닌듯합니다.
미국의 저축액과 저축률이 둘 다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개인 저축액은 2014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으며
2020년 직후 33.8%를 기록했던 미국의 저축률은 현재 5% 남짓한 수준입니다.
맞습니다. 미래에 갚으면 됩니다.
저축을 꾸준히 하면서 신용카드를 긁으면 다음 달에 사용 대금을 납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축도 안 하면서 신용카드를 긁으면 납부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회전신용 수준은 최고치수준으로 높아지는 중인데 저축률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소비에 중독되었기 때문에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신용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신용으로 오늘 내일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 상황을 버텨내고 다시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충분히 많이 벌어야 합니다.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회사가 성장해서 급여를 두둑하게 챙겨주어야 합니다.
잠깐만요, 성장이라 함은 이전보다 큰 매출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회사들에게 돈 좀 더 벌고 성장하라고 말하면 아마 대답은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돈을 법니까!
돈이 풀리지 않는 시점에서 성장을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버티기라도 해야합니다.
그래서 이 '버텨야 하는 사람들'이 잘 버티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드디어 이번에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덕분에 증시가 크게 상승한 것이 설명이 됩니다.
금리는 올라가고 있고 풀린 돈은 사라지고 있는데 저축률은 낮고 신용 사용 정도는 높습니다.
이걸 종합해보자면 마이클 버리의 트위터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대금 납부를 하며 버티고는 있지만, 납부를 못하고 무너지는 순간 오게 될 침체가 우려된다
겨울이 왔다(Winter has come)가 아니라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라고 표현한 이유입니다.
어웨어 구독자 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생각거리는 하나입니다.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현재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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