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양적완화 위에 급한 긴축적 정책을 얹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착륙(Hard Landing)

그리고 강한 노동시장을 기반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상화 될 때까지 금리를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연착륙(Soft Landing)

이 두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서로 의견이 충돌하는 와중, 새로운 가능성이 급부상하며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무착륙(No Landing)입니다.

무착륙이 뭐지?

"In our view, 'no landing' is just a soft or hard landing waiting to happen."

- Ellen Zentner, Morgan Stanley Chief U.S. Economist

아폴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렌 젠트너는 무착륙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연착륙 혹은 경착륙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

즉 긴축적인 조치에도 경제가 침체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도 둔화되지 않아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전에 작성했던 "전망치 웃돈 CPI, 그리고 댈러스 연은이 바라보는 상황"에서 Lorie Logan 총재의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며 통화정책으로 억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더 이전에 작성했던 "[금리] 불라드 총재가 2023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에서도 불라드 총재는 현재 노동시장은 매우 강하고 연착륙을 하기 좋은 상황이 되었으나,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준 총재들의 뜨거운 감자는 금리 인상의 속도인 분위기입니다.

인플레는 아직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경제 지표들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파월은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꺾이지는 않을 것 같은 상황

이 것이 바로 무착륙의 탄생 배경입니다.

경제는 튼튼하고 인플레와 긴축 기조가 오래 지속되는 무착륙,

개념만 놓고 본다면 별 일 없을 것만 같이 느껴집니다. 그저 현재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폴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Torsten Slok은 이 무착륙이 주식 시장에 좋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무착륙 시나리오 자체가 리스크

"The risk is a “no landing” scenario, which would mean more downside for U.S. stock and credit markets because it will force the Federal Reserve to raise its benchmark interest rate higher than market participants or central bankers currently expect,"

- Torsten Slok, Apollo Global Management

Torsten Slok은 2월 10일 MarketWatch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은 연준으로 하여금 금리 인상을 시장 예상보다 더 긴축적으로 할 것을 강제하기 때문에 무착륙 시나리오 자체가 리스크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짚고 넘어가자면,

1. 인플레이션은 아직 높은 상황

2. 노동시장은 튼튼한 모습

3. 주가는 큰 폭으로 반등

Torsten Slok은 최근 주가의 반등에 대한 이유를 경기 둔화에 대한 뚜렷한 징후가 없기 때문으로 설명했습니다.

월별 신규 고용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인플레 상승률도 내려가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인정할만한 조건들이 갖추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징후는 없고, 이를 지켜본 '작년에 패배한 투자자들', 즉 작년 금융시장의 랠리에서 주식의 비중이 적었던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주식을 샀다는 설명입니다.

Torsten Slok, Chief Economist at Apollo Global Management Inc., CNN.
Torsten Slok, Chief Economist at Apollo Global Management Inc., CNN

Torsten Slok의 우려 #1

그리고 이 현상을 주도한 주요 원인은 노동 시장이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51만 7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되었고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인 3.4%로 떨어졌으며 주간 실업수당 청구도 낮은 수준입니다.

강한 노동 시장에 더불어 서비스 부문의 강세가 문제입니다.

Slok은 자동차와 내구재와 같이 금리에 민감한 경제 부문의 활동이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강세라며,

서비스 부문이 수 십만 개의 일자리를 채워야 한다면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끈적이게 만들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Torsten Slok의 우려 #2

주택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주택의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였었습니다.

Slok은 이제는 아닐 수 있다고 말합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근 최고치를 벗어났다는 점, 그리고 중개인들이 봄 분양 시즌을 앞두고 주택 구매 희망자들의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보도했다는 점을 근거로,

주택시장의 침체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주택 시장의 영향이 사라질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Torsten Slok의 우려 #3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압박입니다.

이 부분은 전에 불라드 총재가 "금리를 미리 올려놔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들었던 근거와 동일한 모습입니다.

위 세가지를 근거로 Slok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무착륙" 시나리오가 오래 지속되면 지속될 수록, 우려스러운 이슈가 터져 나와 연준이 반응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상황은 시장에 역동성을 불러옵니다. 주식과 채권 모두 거래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세 줄 요약:

1. 경착륙 및 연착륙을 기다리는 "무착륙"시나리오가 급부상하기 시작

2. 아폴로의 Torsten Slok은 이 시나리오가 지속될수록 연준으로 하여금 '예상보다 더 긴축적으로' 금리를 올리게 만들 것이라 주장

3. 시장 예상보다 급격하게 금리가 오르면 주식 채권 모두 거래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