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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제너럴(DG)은 미국과 멕시코에 약 20,0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잡화점입니다.
의류, 청소용품, 가정 장식, 건강 및 미용 용품, 식료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많은 제품이 $1 이하로 판매되는 모습은 다이소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이어서 이 '미국의 다이소'는 저소득층을 공략, 소도시나 교외 지역, 심지어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도 매장을 운영함으로써 대형 소매업체들이 접근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틈새시장에도 같은 달러 스토어인 패밀리 달러, 달러 트리 등 경쟁자들이 있지만, 달러 제너럴은 매장 수 및 매출 면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이며 고객의 수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같은 달러 스토어 중 으뜸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아는 월마트나 코스트코, 홈디포에 비해서 점유율이 크게 밀리는 모습입니다. 그래도 제가 소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척이나 저평가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저평가 좋아하는 펀드 매니저들도 물렸다? 달러 제너럴
2022년 11월 $260이었던 주가는 현재 $76에 위치합니다. 그야말로 미친 바겐세일입니다.
Seth Klarman, Richard Pzena, Jefferies Group, Tom Gayner, Joel Greenblatt...
전환될 줄 모르는 이 하락세는 펀드 매니저들조차 평균 -30%는 물려 있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최근 Richard Pzena가 비중을 크게 확대하며 이목을 끌었기 때문에 이 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 $600억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Pzena Investment의 설립자인 그는 현저히 저평가 되어있는 기업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한편으로는 '시장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달러 제너럴을 담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달러 스토어들은 잡화점인만큼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낮아지면 매출에 영향을 줄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그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경제 불황 시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선호하게 되며, 이는 달러 스토어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러 제너럴의 매출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달러 제너럴의 상장일은 2009년 11월 13일로 표기되어있으나 실제 상장일은 1968년입니다. 2007년 사모펀드인 KKR에 인수되며 잠시 비상장 기업이 되었으나 금융 위기 이후 매출이 급상승하게 되었고 2009년 기업 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기여, 이후 지속적인 매출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었습니다.
실제로 Pzena는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의 시장 상황은 매우 우울합니다. 1998년과 1999년 인터넷 버블과 거의 동일합니다. 당시에는 적자를 내는 비즈니스들이 과대평가됐지만, 지금은 거대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다르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Richard Pzena
Richard Pzena는 2024년 5월 Lonsec Symposium에서 위와 같이 발언하며, 현재의 기술 기업들은 휼륭한 기업들이지만 평가받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기 침체와 달러 제너럴의 관계? 이젠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달러 제너럴은 경기 침체가 오면 다시 매출이 늘어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이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1. '달러' 스토어는 옛말, 이제 저렴하지 않아
달러 제너럴의 '저렴한 가격'은 더 이상 달러 제너럴 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시경제 환경이 예상보다 더 도전적이었으며, 특히 주요 고객층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기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달러 제너럴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강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는 1분기 매출에 영향을 미쳤고, 연간 매출 및 주당 순이익(EPS)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달러 제너럴의 작년 중순 실적 보고서에서는 경제 상황을 탓하며,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고객들의 소비 감소를 지목하는 모습입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앞서나가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모습입니다.
#2. 마진 줄어드는 상황, 엎친 데 덮친 격
달러 제너럴은 같은 달러 스토어들 간의 경쟁은 이겨냈지만, 그 다음 시장으로 넘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정체 된 성장은 결국 생존을 위협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위해서 아까와 같은 가격 인상도 방법이지만, 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진 관리입니다.
달러 제너럴은 소비재에서 비소비재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소비재가 더 높은 총이익률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암울한 24Q3 실적과 함께 크게 하락한 Target에서는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했습니다:
"그들은 할인 상품을 찾아내고, 세일을 기다리고, 여러 소매업체를 비교하며 구매를 결정합니다"
- Rick Gomez, Target
타겟은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디지털 및 뷰티 매출이 각각 전 분기 대비 11%, 6%증가했음에도 고마진 카테고리(주택 및 의류 관련 등)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안 좋아진 모습입니다. 필수 상품 기반으로 어닝이 좋게 나온 홈디포 또한 마진은 줄어든 모습입니다.
달러 제너럴은 비소비재로 전환하고자 노력하는데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은 소비재로 전환되고 있고, 소비재 항목에서도 달러 제너럴의 판매 가격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달러 제너럴의 비소비재 전환 노력은 타이밍이 별로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저렴하게 팔아서 저소득층을 노리는 달러 제너럴은 더 이상 예전의 달러 제너럴이 아닙니다. 저렴하지도 않고, 필수품 위주의 소비를 하는 저소득층 가구의 필요를 충족시켜주지도 않습니다.
'경기 침체가 오면 달러 제너럴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침체가 온다 해도 성장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저평가 구간입니다.
달러 제너럴은 미국에서 다른 어떤 소매업체보다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인구의 75%가 달러 제너럴 매장 8km 이내에 위치합니다.
달러 제너럴 매장이 평균 700m2의 기본적인 소형 상자 형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입니다. 일반적인 식료품점은 달러 제너럴의 4~5배, 월마트 슈퍼센터의 평균 크기는 무려 16500m2에 달합니다.
월마트가 진입하기에는 인구 밀도가 적은 곳에서, 동네 슈퍼마켓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 제너럴은 매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수익성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주당 $15를 벌고 다시 20배의 수익률로 거래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는 분명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입니다.
그렇다면 달러 제너럴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 않는 문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밸류 트랩은 아닐까요? 결국 저평가 받는 기업도 저평가가 해소 되어야만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돌아오는 법입니다.
달러 제너럴의 문제는 어디에서 오는가
#1. 지나친 확장, 소극적 투자
필자가 생각하는 달러 스토어들의 문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성공을 거둔 직후의 확장에서 기인합니다.
금융 위기 이후 달러 제너럴과 달러 트리는 S&P 500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월스트리트의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매장 수와 매출이 비례하는 모습은 과도한 매장 확장으로 이어졌고, 최근 10년 동안 매장 수는 50% 증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저렴한 가격의 저품질인 상품을 찾는 고객보다 덜 저렴해도 고품질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증가하게 됩니다. 달러 제너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 층은 연 소득 $35,000 이하의 가구였고, 지금은 금융 위기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진짜 고객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고객층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는데 확장한 매장은 그대로 남아있고, 이는 결국 운영 문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줄어든 성장률은 결국 달러 제너럴이 부족한 인력으로 매장을 운영하게 만들었습니다.
인력이 부족해지면 매장의 청결도가 낮아지고 대기 시간은 길어지는 등, 고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집니다. 고객들이 다른 경쟁사로 넘어가기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월마트가 저소득층 소비자를 잃고 달러 스토어가 성장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월마트는 디지털 전환과 전자상거래 투자를 통해 달러 스토어의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어 독일계 할인 식료품점인 알디와 리들(Lidl)등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경쟁자들도 생겨났습니다.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가
아직 안된 기업이 있다고?
달러 제너럴은 디지털화에 대한 투자가 적었습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쿠폰 발급, 제품 검색 등의 기능은 있으나 실제 결제 기능은 제한적이고, 광고와 프로모션도 전통적이며, 공급망 구조의 최적화 수준도 밀립니다. 전반적으로 기술 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월마트는 온라인 결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장 픽업, 당일 배송, 드라이브 스루 픽업까지 아우르는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 Jet.com, Flipkart 등 전자상거래 기업을 인수하기도 하고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제공, 물류 센터를 자동화하는 등 달러 제너럴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변화의 흐름을 오진해 경쟁에서 밀려난 IBM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입니다.
달러 제너럴도 이를 인지했는지 모르겠으나, 어닝콜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리의 디지털 이니셔티브는 물리적 매장을 보완하는 중요한 요소로, 고객에게 더 큰 편리성과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DoorDash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개별 고객에 맞춘 광고를 집행하기도 했지만, 부족한 기술 투자로 밀린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엔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판매 품목들의 가격 경쟁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남은 이점은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 대한 진입 능력이었는데, 월마트가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배송을 해버리면...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마트보다 쿠팡이 저렴한 꼴입니다.
#2. 운영 마진 vs 노동 비용
달러 제너럴의 총이익률은 30%이상을 유지해오다가 올해 들어 그 아래로 소폭 떨어진 모습으로, 비소비재 판매 노력과 소비재로의 성향 전환이 겹쳤음에도 준수한 편입니다.
월마트는 24.7%, 코스트코는 12.67%, 홈디포는 33.5%, 타겟은 28.39%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회원 기반의 인구 통계를 대상으로 하는 코스트코를 제외하더라도 준수한 모습이죠.
문제는 운영 마진입니다.
2024년 11월 현재 달러 제너럴의 운영 마진은 4.55%로, 2009년 하반기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이를 촉발하는 것은 재고 감소(shrinkage)입니다.
재고 감소는 실제 재고가 장부상 재고보다 줄어드는 현상을 말하며, 도난, 손상, 관리 오류 등이 그 원인입니다. 저소득층이 타겟 고객인 만큼 심각해지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고 감소는 여전히 상당한 역풍이지만, 우리가 이루고 있는 진전에 만족하며, 셀프 체크아웃 전환을 포함한 우리의 조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습니다.
- Kelly Dilts, 달러 제너럴 CFO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 제너럴은 셀프 체크아웃을 축소하고 보조 직원이 지원하는 형태로 변환, 회사는 재고 감소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다른 지표에서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고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노동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안 그래도 달러 제너럴은 노동자와 관련해 리스크에 노출된 모습을 보입니다. 지난해에는 반복적인 작업장 규정 위반으로 인해 OSHA의 ‘심각한 위반자(severe violator)’ 목록에 오른 최초의 고용주로 등재되었으며, 비영리 단체 Gun Violence Archives의 데이터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달러 제너럴 매장에서 총기 사고로 약 50명이 사망하고 172명이 부상 당했다고 전합니다.
운영 마진을 지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필요한데, 달러 제너럴이 노동자를 늘리게 되면 그만큼 직원의 안전 등에 관련된 추가적인 비용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남들이 임금만 지불할 때 달러 제너럴은 벌금도 함께 지불할 수 있다는 리스크입니다.
달러 제너럴이 저평가인지 적당한 가치 반영인지는 이제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분명 달러 제너럴의 디지털화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정말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입니다.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냐, 그리고 얼마나 걸릴 것이냐가 관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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