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have determined a way forward on a decades-long conversation on funding for loss and damage – deliberating over how we address the impacts on communities whose lives and livelihoods have been ruined by the very worst impacts of climate change.”
"우리는 최악의 기후 변화로 인해 삶과 생계가 망가진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숙고하며 그 손실과 피해를 지원할 자금에 대해 수십 년 간 대화를 나누었고, 이제 앞으로 나아갈 길을 결정했습니다."
-Simon Stiell, UN 사무총장
11월 6일부터 19일까지(예정된 기간보다 하루 연장) 샤름엘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개최 된 COP271의 막바지에,
국제사회가 기후 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펀드 조성'이 합의되었습니다.
COP27'1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7일까지만 해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 중 9개국이 불참하는 등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고 화석 연료 폐지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었으나,
해당 펀드의 조성은 "선진국이 그들에 의한 기후변화로 개발도상국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도되었습니다.
펀드 조성 만으로도 그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역시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이전 총회인 COP26의 주요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화석 연료 발전 감축(단계 별)
- 지구 온도 상승 제한 목표 (1.5℃,~2030)에 대한 검토
- 선진국 기후변화 기금 2배 확대(~2025)
정말 이해하기 편합니다.
화석 연료는 조금씩 줄이고, 지구를 위해 에너지를 조절하는지 체크하고,
친환경 에너지와 같은 곳에 사용되는 기후변화 기금의 액수를 늘린다는 뜻입니다.
이어진 COP27에서 진행된 회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화석 연료의 단계적 감축
미국 및 유럽권 국가들은 중국과 인도의 화석 연료 사용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당연히 중국과 인도는 이를 반대해 이전과 같은 '단계적 감축'으로 귀결된 모습입니다.
화석 연료 감축에 석탄 뿐만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 또한 포함시키는 안이 있었으나, 이 또한 러시아와 사우디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기존 사용 정도를 유지하자는 것에 그친 것입니다.
- 지구 온도 1.5℃ 상승 제한
지구 온도 1.5℃상승 제한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제시한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입니다.
지구의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을 1.5℃로 정하자는 내용으로, COP21 때 처음으로 공식화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과 인도는 과학적으로 현실성이 부족함을 지적하며 기존 협의 사항도 완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다자개발은행의 자본 조정
이전에 협의되었던 환경 기금 지원은 잘 이행되지 못했습니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대응하는 프로젝트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국가와 투자자, 다자개발은행으로부터 매년 1조 달러가 필요하지만 선뜻 나서기는 어렵습니다. '지원'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지원을 하기 위해 다자개발은행의 자본이 조정(recapitalisation) 될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 개발도상국 손실 및 피해 펀드
온실가스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발생하고, 그 피해는 개발도상국이 입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개발도상국들은 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 주장했지만,
선진국들은 최근 국제경제정세를 이유로 들며 난감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UN의 개발도상국 기준에 따라 중국과 인도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가 된다는 점입니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개발도상국들이 피해를 입으니 펀드를 만들어 지원하는 것은
중국에서 나온 온실가스로 중국이 피해를 입었으니 다른 선진국들에게 돈을 받는 격이 됩니다.
해당 자료는 국가 발전 수준에 따라 등급이 분류된 지도로,
청색이 선진국, 황색이 개발도상국, 적색이 후진국에 속합니다.
분명 중국과 인도는 개발도상국에 분류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탄소배출량이 매우 높음에도,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 외에 인적자본지수(HAI, Human Assets Index)2,
경제및환경취약성지수(EVI, Economic and Environmental Vulnerability Index)3를 포함해 분류되는 UN 기준의 특성 상 선진국 반열에 들지 못해 일어난 상황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펀드에 대한 단어 명시에서도 갈등을 빚어 COP27은 기존 폐막 일정인 18일을 넘어 19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은 "손실과 피해에 대한 대응(responding to loss and damage)"대신 "보상(compensation)"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달라 촉구했습니다.
가뭄, 홍수, 수면 상승과 같은 피해는 선진국들의 개발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이에 대한 적응과 대처를 하는데 자금이 필요한 것인데,
변화를 만들겠다고 돈을 써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봤자 홍수 피해를 입은 사람에겐 의미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적자본지수2 : 오늘 태어난 아이가 18세까지 얻게 될 인적자본(의료 및 교육)의 총량
경제및환경취약성지수3 : 개별 국가가 갖고 있는 경제 및 환경 문제의 상대적 심각성을 나타내기 위한 지수
그러나 소용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선진국들은 보상이라는 단어로 정정해주지 않았고, 결국 지구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만을 인정하는 "대응"이라는 단어로 협의했습니다.
퇴보한 기후 목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2009년, '연간 1,0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었지만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이번 총회 때는 해당 약속이 삭제될 뻔 했습니다.
언론 매체가 '펀드 조성이 합의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큰 발전이라는 보도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COP27은 COP26에 비해 크게 퇴보한 모습입니다.
펀드에 대한 협의가 잘 진행되지 못한 탓에 다른 주제에 대한 협상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각국은 그들의 국익을 우선 시 한 결과 특정 조건이 아니면 합의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현하기도, 자국에 관련되지 않은 일이라면 참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 사항은 다루어지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 사항도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COP27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는 장기적 목표니까, 열심히 노력할게.'
최종합의안에는 실제로 low-emmisions energy, 탄소 저배출 에너지도 포함되어있습니다.
탄소 저배출 에너지는 천연가스를 의미합니다.
마음 놓고 천연가스 개발을 하겠다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가스 매장량이 높은 국가들 중 홍수, 가뭄, 수면 상승의 피해를 입는 동시에 개발도상국인 국가들은
투크르메니스탄, 이란, 아프리카(모잠비크),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알제리 등 정말 많은 상황입니다.
피해를 입지 않는 국가를 찾아보기가 더 어려울 것입니다.
가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러한 국가들 만을 향해 자금이 모일 가능성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줄 요약:
1. 11월 6일~19일 COP27(제27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진행됨
2.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펀드 조성 극적 합의, 일부 언론에서는 큰 발전이라 표현
3. 사실 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오히려 퇴보한 모습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