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가 하루만에 10%상승하고, 테슬라는 그보다 한 술 더 떠 22% 급등하는 등, 최근 들어 매일 눈에 띄는 종목이 하나씩 나오는 중입니다.
여기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는 섹터가 있습니다.
바로 금융입니다.
블랙락,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미국 내 시가총액이 큰 금융주들은 신고가를 갱신했으며, 이 외 신고가를 갱신하지 못한 금융주들도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모습입니다.
항상 금융주들의 성장이나 하락은 기술주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이슈보다 거시적인 요인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뻔하죠 뭐, 금리나 경제 지표들 잘나와서 그런거 아니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돈과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낙관적인 모습입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중국의 경기 부양책, 그리고 미국 경제가 경착륙(Soft Landing)을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낙관 이면에 있는 충격을 조심해야 하는 법입니다.
펀드 매니저 195명의 생각은 이렇다: 물 들어오니까 노 젓자
총 $5천억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 195명을 상대로 조사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펀드매니저설문조사(FMS)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금융시장 분위기는 초긍정
2) 그 핵심 이유는 경기 침체 위험에서 벗어났기 때문
3) 돌아오는 성장세에 맞춰 현금은 다 털고 주식 산다
4) 중국 부양책이 계속된다면 이머징이 좋아
1. 상승한 심리지수, 일단 사고 본다
FMS의심리지수는 현금 비중, 주식 배분, 그리고 경제 성장 기대치를 기반으로 한 지표로, 얼마나 펀드 매니저들이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지를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해당 지수는 3.8에서 5.6으로 상승, 2020년 6월 코로나 회복기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입니다.
2. 왜? 경제 위기인줄 알았는데 아니니깐!
글로벌 성장 기대치는 -47%에서 -10%로 상승, 37%p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1994년 이래 다섯 번째로 큰 월간 상승폭입니다.
과거 순으로 +2표준편차를 넘어 선 월간 상승폭들의 시기를 살펴보자면: 닷컴 버블 붕괴 직후 반등 시기인 2001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이 금융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2008년, 미중 무역갈등 이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던 2019년...
큼직한 이슈들 이후 경기 부양이 진행될 때 통상적으로 큰 상승 폭을 보인 모습입니다.
'발생한' 큰 이슈는 없었지만, '발생할 것 같았던' 큰 이슈는 있었습니다. 당연지사 경제 침체기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조절을 잘 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는 전반적으로 완화된 모습입니다.
3.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산다
그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우려되었던 부분이 잊혀지고 나니, 좋은 것만 보입니다. 이제 남은 건 금리 인하 뿐이기 때문입니다. 8월 달까지만 해도 펀드 매니저들이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리스크는 리세션이었습니다. 이제 리세션에 대한 위기감은 절반 이상 낮아져 지정학적 리스크(33%), 인플레이션 가속(26%)에 이은 3위에 놓였습니다.
이에 따라 현금 비중은 4.2%에서 3.9%로 떨어지며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낮아진 현금 비중은 빠짐 없이 주식으로 향했습니다. 주식 보유 비중은 31% 증가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 채권 비중은 15% 감소하여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4. 중국 부양책, 수혜는 어디로?
중국의 경제가 휘청임에 따라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펀드 매니저들에게 투자 방향성을 물었을 때, 가장 큰 상승이 기대되는 것으로 신흥 시장 주식과 원자재가 선택되었으며 채권과 일본 주식에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BofA팀은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고객에게 권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생각보다 상승은 더딜 수도, 그러나 시간 문제일 뿐
현금과 채권 비중은 낮아지고 중국 시장의 하락을 기회로 활용한다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는 분위기는, 시장의 강세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우려를 자아냅니다.
낮은 현금 비중은 과매수 지표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BofA에 따르면 이러한 신호는 과거 11번 발생했으며, 통계적으로 이후 한 달 동안 MSCI All-Country World Index 기준 글로벌 주식이 평균 2.5% 하락, 향후 3개월간 0.8%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식을 전부 팔아 치우고 현금을 들고 버텨야 하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지금은 방어주에서 경기 민감주로의 이동이 필요한 시점
Dubravko Lakos-Bujas, JP모건
지표 상 매도 시점이 찾아왔다 해도 당장 하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융 시장은 어느 정도 모멘텀을 유지하곤 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주식의 내재가치는 외부적 리스크로 변하지도 않고요.
이어서 BofA의 Bull & Bear Indicator에서 극단적 탐욕에 해당되는 기준은 8이고 현재는 7.1에 위치한 상태입니다. 지표 상으로도 아직 공간은 남아있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하락했다는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 다만, 필자라면 이 통계를 향후 시장이 잘 상승하지 못할 때에 대한 이유로 참고하고, 당장은 주식 비중을 늘려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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