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사이 운용자산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a16z가 “AI로 모든것에 치팅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화제가 된 코딩 면접 치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Cluely에 1,500만 달러 규모 펀딩 라운드를 리드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투자를 이끈 파트너는 “Cluely는 의도적인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며 “의미있는 구독 매출을 거두게 된 발판이다“고 설명했다.
Cluely 공동창업자/CEO인 Roy Lee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관심을 끄는것에 있다”면서 사람들의 일하는 문화가 점점 캐주얼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TV와 같은 전통 매체보다는 “이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뇌가 썩는' 자극적인 콘텐츠”만이 광고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luely의 정규 직원수는 손에 꼽지만 60명 이상의 인턴을 채용했고 그들 대부분은 수억명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Cluely의 CEO Roy Lee의 행보를 처음 알려진 순간부터 지켜보고 있었지만(한국 스타트업 미디어인 EO에서 인터뷰도 했더라) 그의 행동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었다. 사업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옳고 그름을 비롯한 여러가지 판단을 성급히 하는건 좋지 않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 미국의 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 Kyle Harrison이 작성한 글이 눈에띄어 번역과 함께 내 생각을 덧붙여본다.

나는 예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우리는 한 번에 한 가지 생각밖에 할 수 없다는 것. 아무리 빠르게 움직이려 해도, 아무리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려 해도, 아무리 많은 자본을 운용하려 해도—한번에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는 없다.
때로는 개별적인 선택 하나가 너무 사소하게 느껴져서 별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유튜브 영상 하나 더 보면 어때? 도넛 하나 더 먹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연인에게 또 한 번 욱해서 뭐라 한들 무슨 차이가 있을까? 레드 플래그(경고 지표)로 가득한 창업자에게 한 번 더 투자한다고 큰일 날까?
하지만 예전에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썼었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 생각, 듣는 것, 쓰는 것, 말하는 것의 총합이다.”
벤처캐피털도 마찬가지다. 나는 벤처업계가 점점 더 ‘규모’와 ‘속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지겹도록 써왔다. 그리고 그게 의미하는 바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하루 종일 정신없이 움직이면, 당신은 하루에 아주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집중하거나 멈춰 서지 않는다면, ‘행위의 양’ 자체는 평범한 사람보다 10배는 될 수 있다. 그럴수록 개별적인 행동 하나하나는 더욱 하찮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벤처캐피털도 똑같다. 운용해야 할 자금의 규모가 클수록, 투자 건 하나하나가 전체 관점에서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것을 ‘대체 가능한 사고방식(fungible mindset)’이라 부른다. 내가 더 많은 행동을 할수록, 개별 행동 하나는 대체 가능해지고, 그에 따른 영향은 더 신경 쓰지 않게 된다.
하지만 대체 가능한 사고방식은 결국 대체 가능한 세계관으로 이어진다.
관심 중독자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Cluely라는 스타트업이 a16z로부터 1,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후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반응들이다. 언뜻 보면 평범한 투자 소식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논란’은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제품이다.
우선, Cluely는 “모든 것에 치팅을”이라는 슬로건으로 런칭했다. 웹사이트는 얼핏 보면 평범한 AI 도구로 보인다. ‘당신이 보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을 듣되, 아무도 모르게’ 작동한다. 줌 회의를 몰래 녹화하고, 화면상의 문맥을 읽고, 런칭 영상에서는 이 기능이 안경에 탑재돼 ‘이동 중에도 치팅’을 하게 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CEO인 로이 리(Roy Lee)는 처음부터 논란을 노렸다. 그는 컬럼비아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코딩 인터뷰를 ‘치팅'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었다가 퇴학당한 인물이다.
그 뒤엔 투자금으로 여행하고, 고급 정장을 맞추고, Y Combinator 애프터파티를 열고 경찰이 출동하게 만들고,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인턴 50명을 고용하고, 심지어 사무실에 스트리퍼를 불렀다.
Cluely 측의 주장? “현대 경제에서 주목은 곧 돈이다.” 뭘 하든, 얼마나 미친 짓이든, 주목만 받으면 된다는 논리다.

로이 또한 “우리 회사가 속임수를 위한 회사를 만든다고 믿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항변한다. 투자 유치 영상에서 말하길, “오늘은 속임수일지 몰라도 내일은 공정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AI가 속임수냐는 논란을 정면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AI 기업들이 ‘인간을 보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몸을 사리는 사이, Cluely는 말한다.
“그래, 속임수 맞아. 지금은.”
물론 ‘주목 통화’는 결국 써야 가치가 생긴다. Cluely는 실제로 그 주목을 수익으로 바꿨다고 한다. 로이 말에 따르면:
“내가 지금 체결한 기업 계약들은 다 내 트위터 덕분이다.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웃겼다고 생각해서 생긴 일이다. 내가 그냥 평범하게 ‘반투명 유리 스크린’이나 올리며 홍보했으면 이런 계약은 없었을 거다. 단순히 AI 세일즈 콜만 하는 회사였다면, 누구도 관심 없었을 거다. 나는 위험을 감수하고, 양극단의 반응을 감수하고, 그걸 즐겼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투자자들도 이 전략을 지지한다. a16z의 시리즈 A를 이끈 브라이언 킴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쇼’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실제로 그걸 수익으로 전환하고 있다.” 놀랄 일도 아니다. a16z의 최근 행보를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말이다.
정통 a16z
내가 가장 많이 읽힌 글들 중 하나는 a16z를 “혁신의 블랙스톤(Blackstone of Innovation)” 또는 “자본 응집자(Capital Agglomerator)”로 묘사한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설명할 수 있는 VC는 많지만, 그 진화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단연 a16z다.
규모와 속도
a16z는 일종의 기업형 벤처캐피털이다. 인텔 캐피털이나 페이팔 벤처스처럼 기업에 소속된 펀드가 아니라, 스스로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되는 벤처캐피털이라는 뜻이다. 운용 자산은 최소 560억 달러 이상이고, 직원 수는 500명이 넘는다. 이게 기업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
나는 a16z 같은 펀드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벤처 수익률(10배 수익, 20% IRR)’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돈을 벌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더 이상 그런 수익률이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주제에 대해선 'Unholy Trinity of Venture Capital'이라는 글에서 자세히 다뤘다.
핵심은 a16z이 벤처캐피털의 새로운 정신—규모와 속도—를 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펀드,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투자. 또 반드시 승자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분야의 여러 경쟁사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도 거리낌이 없다. 예: OpenAI, xAI, Thinking Machines, Mistral, SSI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회사들에 중복 투자한 사례.
앞서 말한 대체 가능한 세계관은 이런 규모/속도의 추구에서 나온다.
2022년 8월, 내가 쓴 'The Rise of The Cash Man'에서는 a16z가 그 당시 역대 최대 금액을 아담 뉴먼(WeWork 창업자)의 새 회사 Flow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당시 마크 안드리슨(a16z 창업자)는 “이제는 지어야 할 때”라며 주택 공급 문제를 비판했지만, 정작 본인이 사는 동네에서 신규 주택 개발을 막으려 했다. a16z는 Flow에 투자하면서 “불합리한 주택 시장을 정조준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해결책이랍시고 내놓은건 ‘소금물 수영장과 반려견 전용 공원’이었다.
우리는 더 지어야 한다. 하지만 내 동네는 안 된다. 주택 위기는 해결해야 한다. 부자들을 위한 수영장과 반려견 서비스를 갖춘 집으로.
Flow는 부동산업 특성상 엄청나게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고, a16z는 몇 년마다 50억 달러 이상의 펀드를 새로 조성해야 한다. 한 마디로, a16z는 많은 돈을 담을 수 있는 산업이 필요했던 것이고, 이해 관계가 맞았던 것.
2025년 6월, a16z는 Flow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진출했다고 발표하며 “이 흐름은 미국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a16z와 아담 뉴먼이 공공연히 사우디 자금을 유치하려 했던 것과 정확히 맞물린다. 한편, a16z의 ‘American Dynamism’ 철학은 미국의 자주성과 안보를 강조한다.
그래서 이들은 주택 위기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가? 중동 자본은 어떻게 보는가? 불분명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규모와 속도에 대한 집착.
언제나, 무조건 이기기
나는 대형 VC와 나머지 시장의 양극화에 대해 자주 쓰면서도, 대형 VC 전략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a16z는 그 게임을 지독하게 잘한다.
이들이 ‘집중’보다 ‘규모’를 추구하든, ‘선별’보다 ‘포괄적 노출’을 추구하든, 외형적으로 철학이 상반된 회사들에 투자하든—그건 그들의 전략이다.
하지만 그런 철학적 유연함이, 어떤 이들에겐 혼란이 될 수 있다.
대체 가능한 세계관의 영향
a16z는 ‘American Dynamism’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방위 산업과 제조업 전반을 투자 카테고리로 만들었다. 실제로 이 분야에서 그들은 많은 성과를 냈고, 산업을 바꿀 만한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의 많은 창업자들은 a16z와는 반대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매우 구체적이고 확고한 미래상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Rainmaker의 CEO 아우구스투스 도리코는 인공강우 기술로 가뭄과 농작물 실패를 해결하려 한다. 그의 세계관은 아주 뚜렷하다.
이런 인물이야말로 ‘American Dynamism’이라는 철학과 같은 이념적 진지함을 공유할 것 같은데 정작 a16z는 Cluely 같은곳에 투자했다. 그는 세계관이 흔들린 듯 이렇게 반응했다.
“진심으로 실망이다.”

이와 유사한 반응들이 나왔다. “그 1,500만 달러로 CNC 기계를 몇 대 살 수 있고, 미국 제조업을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으며, 질병을 얼마나 치료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다.

수단과 목적
나도 Cluely라는 회사를 얼핏 듣고 그냥 불쾌하고 시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글을 쓰며 전략을 이해하게 됐다. 그들에 대한 논란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주목 통화’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방식. 이론적으로는 말이 된다. 요즘은 주목과 유통(distribution)이 그 무엇보다 어려운 시대니까.
하지만 내가 진짜 문제 삼는 건 로이 리의 ‘세계관’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세상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사람이고, 다들 그를 우러러본다. 그는 분명히 성공했다. 어느 정도 이상으로 성공하면, 논란은 더 이상 리스크가 되지 않는다.”
인터뷰어가 반박한다.
“그는 열심히 일해서 성공했잖아요. 논란은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죠.”
하지만 로이는 이렇게 주장한다.
“지금의 일론과 20살 때의 일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지금은 마케팅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위치가 된 거고, 나는 지금부터 아주 공개적으로 하고 있는 것뿐이다.”
그는 머스크가 논란을 통해 성공한 것처럼 보지만, 내가 보기엔 머스크는 제 1원칙 사고방식(first principles thinking)에서 시작한 사람이다. 그의 생각이 대중적인 저항에 부딪히거나 논란이 되더라도, 그건 본질이 아니다. 그는 본질적으로 옳은 방향에서 시작하려 했고, 논란이 뒤 따라온 것이다.
로이 리의 논란 활용 전략은 마치 미스터 비스트가 유튜브로 초콜릿을 파는 것과 비슷하다.
“초콜릿 좋아해? 누가 신경 써. 잘 팔리기만 하면 돼.”
“치팅 도구 만드는데 열정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산다면 기꺼이!”
논란은 마케팅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려면, 동시에 옳아야 한다. 로이 스스로도 말한다:
“모든 위대한 인물은 논란에 직면했던 순간이 있다. 실패하면 SBF가 되고, 성공하면 일론 머스크나 샘 알트먼이 된다. 결국 주목을 많이 받는 사람은 절반의 적과 절반의 팬을 갖게 된다. 관건은, 너무 많은 사람을 화나게 하기 전에 궤도 진입(escape velocity)에 성공하느냐다.”
하지만 논란 자체는 장기 전략이 아니다. 마틴 슈크렐리(미국 투자가이자 금융 사기범)가 되고 싶은것이 아닌 이상 말이다.
당신의 세계관은 무엇인가?
로이 리와 a16z 같은 사람들에게는, 결과만 좋으면 수단은 상관없다. 주목을 받기만 하면, 매출이 나기만 하면, 투자금이 들어오기만 하면, 성공하기만 하면 된다.
질문은 이것이다.
그게, 당신의 세계관인가?
결과만 따지면, 당연히 수긍하기 쉬워진다. 0달러보다 500억 달러가 낫고, 매출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
로이는 더 높은 매출을 원해서 사무실에 스트리퍼를 불렀다. a16z는 500억 달러를 원해서 사우디 자금을 받는다. 그들의 자유다. 여기서 내가 그 수단을 판단하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대체 가능한 세계관’이 서서히 퍼지면서 생기는 문제는, 사람들이 점점 아무것도 대변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무언가를 하는게 옳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이 가져올 결과 때문에 그 일을 한다. 때때로는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결과가 더 나을거라 믿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렇게 믿게 된다.
“그냥 많은 걸 빠르게 하면, 안 좋은 것들은 묻히고 없어질 거야.”
나는 이런 수단에 대해 판단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이 말을 다시 상기시키고 싶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 생각, 듣는 것, 쓰는 것, 말하는 것의 총합이다.”
인생은 당신이 한 행동의 누적이다. 당신이 내리는 매 순간의 선택은 당신의 영혼에 흔적을 남긴다. 그러니 현명하게 선택하라.
정도를 걷는다는 것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매출을 만들고 이익을 내기 위해 '그레이 영역'에 진입 하는것은 손만 조금 뻗으면 될 정도로 쉽고, 힘들때는 매우 달콤한 유혹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영위하는 투자 관련 사업은 특히 더 그렇다.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팔로잉하는 사람들에게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비법서와 강의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팔아서 누적 매출 수백억원을 창출한 인플루언서도 있고, 챗GPT가 찍어내듯 작성한 재테크 관련 서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에 수십억원의 강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사람도 있다.
합리적인 외부 관찰자가 보면 그 사람의 실력이 조만간 들통나서 몰락의 길을 걸을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사람들의 생명력은 당신의 생각보다 질기고 유효기간이 길다. 만약 매출 증대가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터무니 없는 강의료를 책정해서 가장 돈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단기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게 최적의 영업 전략일 것이다.
오랜기간 관련 업계에 종사한 사람들 증언에 따르면 월 수백만원씩 하는 고액 주식 리딩방의 주요 고객층은 자산과 소득이 많은 사람들보다는 자산과 소득이 거의 없는, 혹은 빚을 진 청년층이라 한다. 고객들은 애초에 장기적인 접근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 기간동안 최대 매출을 뽑아내기 위해서 합리적이지 않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가진 회사는 계속해서 고객을 잃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도 잃는 고객보다 더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 조직을 구축하고, 다년간의 노하우를 통해 단기간에 큰 매출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현실과 타협하는 댓가로 만들어낸 커다란 매출로 초기에 회사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나중에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로 변경하는 옵션도 당연히 있다.
문제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관성은 질량에 비례해서 증가하기 때문에, 이미 클대로 커져버린 조직에서 그 방향과 속도를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기존의 방식에 익숙해진 구성원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리더십은 원래의 목표는 까맣게 잊어버린지 오래다.
"마약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것처럼, 조금의 노력으로 큰 보상을 누리게 되면 그것에 중독되는것은 뇌의 당연한 보상 메커니즘이자, 인간의 본능이다.
로이 리 CEO나 a16z에 대해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밀고 싶진 않다. 그러나 나에게 500원을 베팅하라면, Cluely의 전략적 전환은 늦춰지거나 항상 "조금만 더 성장한 뒤에" 이루어진다에 걸겠다.
우리는 처음부터 잘 생각해봐야 한다. 오늘 실행하는 나의 의도적인 전략은, 내일의 나를 규정하는 사고 방식으로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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